사람들은 잘 모르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모든 것

전세자금대출 제대로 알기

2019년~2022년 동안은 코로나로 인해 마이너스 금리를 얘기할 정도로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에는 낮은 금리 만큼 전세자금대출의 이자에 대한 부담도 이전보다 낮았기 때문에 전세 수요가 높았던 기간이기도 합니다.

이 덕분에 2022년의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170조 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3년 사이에 70% 가까이 늘어난 거라고 하네요. 올해는 연초부터 터진 ‘전세 사기’ 뉴스로 인해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생겼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세는 ‘내 집 마련’의 전 단계로 많은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세는 사실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금융상품이라고 하는데요, 특수한 금융상품이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임대차계약

전세자금대출에서 중요한 것은 임대차계약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신용대출에 비해 한 건의 대출 규모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다른 대출 상품과는 달리 은행이 고객에게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 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전세자금대출은 개인의 소득이나 신용뿐만 아니라 전세임대차계약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전세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인 ‘세입자’는 임대인인 ‘집주인’에게 주택을 일정 기간 동안 점유하는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고, 점유가 끝나면 동일한 금액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게 되는데, 이 덕분에 예외적인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보증금이 크다고 해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세 계약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금전대차’의 관계가 성립되는데, 은행의 입장에서는 전세자금대출을 내줄 때 임차인 보다는 ‘임대인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은행이 ‘돈을 잘 돌려줄 수 있는 임대인’을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 전세임대차계약서의 내용이 실제 계약 관계와 동일하게 작성되었는가?
  • 전세임대차계약을 통해 임차하게 되는 부동산이 주거목적에 위법하지 않은 건축물인가?
  • 전세임대차계약상의 보증금이 주택의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책정된 것은 아닌가?
  •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해당 주택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는가?

물론 임대인이 중요하긴 하지만, 임차인의 경우에도 보증료와 이자 등을 성실하게 지급하고 돌려받은 보증금을 은행에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임차인의 신용과 소득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대항력’이란 임차인이 제삼자에게 임대차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법률상의 권리입니다. 대항력은 등기부등본과 같은 서류상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주택을 실제로 점유해서 사용하고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신고한 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발생합니다.

‘우선변제권’은 임차한 주택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는 경우에, 후순위 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들 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게 되면 동시에 대항력을 갖추게 되고, 우선변제권을 갖게 됩니다. 즉,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미리 받는 것도 우선변제권을 갖기 위해서 인 것이죠.

보증기관

은행과 임차인의 사이에는 보증기관이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은행과 임차인 사이에는 보증기관이 끼게 되는데, 보증기관은 은행이 대출금을 상환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제공해 주어 임차인이 더 큰 금액을 빌릴 수 있게끔 하는 중간자 역할을 합니다.

임차인이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게 되면, 은행을 통해 임대차계약 및 임차하는 주택과 관련한 정보가 보증기관에 전달됩니다. 그리고 보증기관의 심사가 진행되고,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게 되면, 은행은 이를 기준으로 은행 자체의 심사를 추가로 진행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들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대출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보증기관의 종류

보증기관마다 심사할 때 보는 세부 내용과 보증을 해주기 위한 조건과 최대 한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임대차계약의 내용과 대출을 받고자 하는 임차인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보증기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보증해주는 주요 기관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 등이 있고, 각 보증기관별 특징이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내용을 크게 좌우하기도 합니다.

1.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표 상품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입니다. 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은행이 대출을 해줄 수 있게끔 하는 ‘전세자금대출특약보증’이 더해져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최대 4억 원(신혼가구, 청년가구의 경우 4.5억 원)까지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① 임차인의 신용점수와 ② 임차하는 주택의 가치인데, 특히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주택의 현재 가치 대비 전세보증금액이 적정한지를 중요하게 보는 만큼, 주택의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이 다른 기관보다 더 까다롭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대신 소득이 한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적은 소득으로도 상대적으로 많은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은 ‘소득 대비 필요한 대출한도가 높은 경우’에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임차인의 신용점수
  • 임차하는 주택의 가치

2.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해주는 대출한도는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최대 2억 2,200만 원이며, 임차하는 주택이 공부, 즉 ‘공적장부’‘주택’인 경우에 보증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공적장부상 주택’이란, 건축물대장에 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등으로 기입된 건물을 포함하여 주택으로 분류되는 건물들을 뜻합니다.

주택금융공사는 세 개의 보증 기관 가운데 보증해 줄 수 있는 주택의 종류가 가장 다양하고,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조건이 맞는 경우라면 반환보증 가입도 같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금융공사는 임차인의 소득을 보는 기준이 상세한 편이기 때문에, 증빙되는 소득이나 동일한 직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이 한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유리한 방식입니다.

  • 연소득의 2.5배 이내에서 2억 원 내외로 대출이 필요한 경우
  • 임차하는 주택이 다가구나 단독주택인 경우

3. 서울보증보험

서울보증보험은 임차인의 신용점수에 따라 최대 5억 원까지도 보증이 가능한 만큼, 가장 많은 대출한도를 보증해주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최대 한도가 높은 만큼 다음과 같이 추가되는 조건도 많습니다.

  • 개인별 신용점수가 한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용점수가 낮은 편이라면, 다른 조건이 양호하다고 하더라도 한도가 적게 나올 수 있습니다.
  • 연간소득 대비 연간 이자비용의 비율을 뜻하는 ‘금융비용부담률’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 질권설정이 이루어집니다. 질권설정이란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임차인이 아닌 은행이 갖는 것으로, 대출의 만기에 따른 대출금 상환에 대한 의무는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서울보증보험은 추가되는 조건이 많은 만큼, 다음과 같은 경우에 유리한 방식입니다.

  • 임대인이 질권설정에 동의해줄 수 있는 경우
  • 소득과 신용점수가 충분한 경우
  • 최대한 많은 금액을 대출받고 싶은 경우

Epilogue

은행에 대출을 신청할 때는 ‘전세자금대출’이라는 하나의 상품이지만, 실제 대출 심사에서는 앞에서 살펴본 것 처럼 각 임차인의 상황에 맞는 보증 방식이 중간에 추가되고, 은행마다 취급하는 보증기관의 종류가 다르기도 합니다.

또 보증을 제공하는 각 기관은 보증료를 임차인으로부터 직접 받거나, 은행으로부터 받는 대신 은행이 전세자금대출 금리에 그 비용을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때문에 어떤 보증기관을 거치는지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기도 하는 만큼, 전세자금대출에 적용되는 보증방식의 종류와 특징을 알고, 나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줄 수 있는 은행을 고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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