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명품을 대하는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특히 지난해 초 쯤에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이 선보인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er)’라는 제품이야 말로 명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였던 것 같아.
사실 샤넬의 이 어드벤트 캘린더를 향한 대중의 반응 역시 싸늘하기는 했어. 바로 명품 브랜드의 과포장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인데, ‘어드벤트 캘린더’란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하루에 선물 한 개를 열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놀이용 달력이라고 해.
그런데 샤넬은 이 달력을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을 기만했는데, 무척이나 빈약한 구성품들에 샤넬의 이름을 달아 가격을 엄청나게 비싸게 책정했기 때문이야. 달력 안에 든 선물은 총 27개로 이 중에서 정상적인 제품은 립스틱, 핸드크림, 35ml짜리 향수 정도였다고 해.
그렇다면 나머지 구성품들엔 무엇이 들어있었을까? 나머지 18개에서는 샤넬 스티커와 샤넬 노끈 팔찌 등이 나온 게 전부였어. 그런데도 샤넬은 이 제품에 무려 111만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어. 이건 아무리 명품이라도 너무 지나치게 날로 먹으려는 행동이 아닐까?
샤넬의 어드벤트 캘린더의 본품을 제외하고, 포장 가격이 거의 60만원에 달한거나 마찬가지 였어. 샤넬의 로고가 아무리 큼지막하게 박혀있어도, 포장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야. 샤넬은 쓰레기를 60만원이나 받고 팔어먹은 거나 마찬가지야. 쓰레기에 불과한 제품을 백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아먹는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지 않을까?

샤넬은 자신의 브랜드 가치만 믿고 그저 ‘예쁜 쓰레기’를 소비자들에게 들이밀었는데, 황당하게도 소비자들은 기꺼이 이 쓰레기들을 사줬어. 즉, 출시되자 마자 품절이 되버린거야. 앤디 워홀이 말한 것 처럼 사람들은 샤넬이 똥을 싸던, 쓰레기를 들이밀던 상관하지 않고 그냥 무지성으로 돈 부터 들이민거나 마찬가지였던 거지.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더라도 사람들이 박수를 쳐줄 것이다.
앤디 워홀
그런데 사실 샤넬과 같은 이런 관행은 명품 브랜드에선 비일비재한 일이기도 해. 샤넬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는 ‘포장을 푸는 경험’ 자체를 명품을 체험하는 경험의 일부로 광고하는데, 이런 전략 덕분에 쓰레기에 불과한 것을 과대 포장하여 높은 가격에 팔아먹을 수 있는 거야.
예를 들어, 이들은 가방 하나를 사더라도 고객의 앞에서 먼지를 방지하기 위한 더스트백에 제품을 담고, 상자에 넣은 다음, 유산지로 감고, 리본과 코르사주로 상자를 꾸민 뒤, 대형 쇼핑백에 담아주는데, 이것은 마치 그들만의 ‘쇼’와 같아.
즉, 명품 브랜드들은 이렇게 구매에 따른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것을 판매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취하고 있는 것이고, 샤넬의 어드벤트 캘린더 역시 이런 ‘퍼포먼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주는 것을 빌미로, ‘과대 포장’을 한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팔아먹은 거라고 볼 수 있을꺼야.
물론, 돈이 풍족하게 있는 사람들이야, 다른 사람이 싸놓은 ‘똥’을 비싼 돈을 주고 사서 전시들 하든, 예쁜 쓰레기를 사서 하나 하나 풀어보고 혼자서 만족을 하든 아무 상관이 없어.
하지만, 정말 돈이 있는 부자들은 애초에 저런 물건을 사지도 않아. 그저 돈이 없는 사람들이 그나마 살 수 있는 이런 ‘샤넬’의 로고가 찍힌 예쁜 쓰레기를 사서 과시하는 행동을 할 뿐이야. 애초에 구매할 만한 여유가 없는데 구매를 하는 것은 그저 과시를 하고 싶어하는 한심한 인간의 전형이야.
결국 이 샤넬의 어드벤트 캘린더는 교과서에서나 나올 법한 과시적 소비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해.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뻔뻔하고 기만적인 샤넬의 마케팅 전술에 넘어간 것은 진짜 상류층 부자들이 아닌, 돈은 없지만 허영심이 만은 가난한 사람들이야.

샤넬과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기업가의 관점에서 이런 것이 대중을 기만하는 마케팅 전술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꺼야. 게다가 그들은 이런 전술을 만들고 확대 보급하는데 애쓰는 것 처럼 보여. 어쩌면 이것이 바로 자본가의 전형적인 마인드일지도 몰라.
안타깝게도 이들의 기만적인 마케팅 전술에 넘어가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부자가 아닌데도, 힘들게 벌어서 모은 돈을 각종 기념일이나 생일 등을 이유로 주머니를 열고 이런 ‘예쁜 쓰레기’ 따위를 사는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주저하지 않고 써버려.
‘예쁜 쓰레기’를 사는 이들은 대부분 그달 벌어 그달 돈을 써버리는 부류들이고, 이들의 주머니에는 대부분 월급을 받기 전까지는 돈이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목돈을 모을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해. 이들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로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기 때문이야.
하지만 진짜 부자들은 소비의 주체가 아닌 생산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야. 부자들은 항상 돈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통해 자산을 끊임없이 쌓아가.
부자들은 돈도 많은데, 왜 저런 예쁜 쓰레기를 사지 않을까? 부자들은 돈으로 돈을 버는 행위 그 자체의 즐거움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크기 때문이야. 그들은 한 번 쓰고 말 소비 따위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거지.
물론 부자들도 명품을 좋아하고, 명품이 집착하기도 해. 하지만 그들이 좋아하고 집착하는 명품은 저런 예쁜 쓰레기가 아닌, 진짜 명품이야. 그리고 그들은 기념일 등을 챙기느라 사는 것이 아니라, 원할 때 언제든지 고가의 명품을 살 수 있어.
평범한 월급쟁이라면, 돈이 없어 당장 다음 달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저런 명품의 탈을 쓴 ‘예쁜 쓰레기’ 따위의 소비에 집착해선 안돼. 명품을 사고 싶고, 명품을 모으고 싶다면, 지금보다 두 배, 세 배의 노력으로 명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야.
너무나 자주 들어서 식상하겠지만, 절대로 명품이 나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아니야. 명품은 내가 명품이 되었을 때, 즉, 진짜 부자가 되었을 때 언제 어디서든 원할 때, 할부 없이 살 수 있을 때, 바로 그럴 때 사는 물건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로버트 기요사키도 이렇게 말했어.
부자는 명품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들은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잉여 자산의 축적이 이뤄지는 경제적 자유의 실현 이후에서야 비로소 명품을 소비한다.
이 말을 꼭 명심해야 해. 부디 샤넬과 같은 명품 브랜드들의 ‘예쁜 쓰레기’를 사들이며 스스로 가난의 길로 걸어내려가지 않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