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가로 창업 후, 첫 1년간 해내야 할 창업자의 역할들

창업은 외로운 싸움

창업 후 첫 1년간 해야 할 역할들

창업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창업 후 1년을 버티는 동안 창업자는 스스로 상당히 많은 역할을 소화해 내야 합니다. 특히 1인 기업가로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면? 험난한 모험의 세계로 들어선 것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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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O

외로운 창업을 했다면 우선 창업자는 가장 먼저 시장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즉, 내가 창업한 시장의 고객과 경쟁자, 마진구조, 생태계, 법적 규제 등 다양한 환경과 제약조건들을 이해하는 것이죠.

물론 이것만으로 끝나선 안됩니다. 나의 타겟 시장 뿐만 아니라 다른 비슷한 산업과의 구조적인 유사점과 성공 사례들을 꾸준히 조사하고, 완벽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해냈다면, 창업자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을 해낸 거라고 봐도 좋습니다. 이렇게 해낸 첫 번째 역할은 기본적으로 CMO의 역할과 비슷합니다. 즉, CMO와 같이 마켓이 이뤄진 방식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음을 ‘매우 도전적인 방법’으로 증명하는 것이죠.

CMO는 특히 시장 안에서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은 이미 특정 서비스들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 내 사업의 가치는 경쟁자나 다른 대체재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래서 대체재가 많이 존재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시장이라면, 추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CVO

만약 내 사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체재가 부족한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들은 당연히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과의 점심과 같이 거부가 될 수 있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면, 자연히 매우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매우 희소한 서비스는 가격에 대해 매우 비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반대로, 희소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현재의 시장 가치보다 월등히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 역시 고객은 그 차액만큼의 가치를 느끼게 됩니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람에 따라 다른데, 이를 일종의 탄력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결국 창업자는 이런 고객 가치의 구분과 탄력성에 대한 최고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CVO의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CFO

고객의 가치가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을 결정합니다. 고객이 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회사도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고객도 회사도 만족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회사의 입장에서 이윤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고객 가치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겠죠.

회사의 입장에서 손해를 보면서 다른 사람에게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은 항상 자신이 느끼는 가치 보다 더 낮은 가격을 지불하고 싶어하는데, 만약 자신이 느끼는 가치보다 더 비싸다고 느낀다면, 그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고객이 느끼는 가치보다 더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 경우라면 고객은 효용을 느끼게 되고, 회사 역시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이 지점을 찾는 것이 바로,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용이 가격보다 낮은 구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혁신적인 내부 공정이 필요할 수도 있고, 간단한 프로세스의 개선만으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생각지도 못한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될 수도 있고, 쿠팡과 같이 지금 당장은 불가능해도, 꾸준한 선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마진 구조가 ‘언젠가는’ 발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창업자는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어떻게 이윤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CFO처럼 고민해야 하고, 고객에 대한 가설과 마진에 대한 가설을 증명해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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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역할들

외로운 창업을 한 첫날부터, 창업자는 CMO와 CVO, CFO 등이 되어, 사업에 대한 고민, 시장에 대한 고민, 고객에 대한 고민, 이윤에 대한 고민 등을 해야 합니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실제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CTOCOO의 역할도 해야합니다. ‘사업계획’이란 이런 과정들이 합쳐져 탄생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 계획을 증명함으로써 하나의 ‘비지니스’가 탄생하게 됩니다.

물론 창업자에게는 이것들 외에도 해야 할 더 많은 역할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덜 중요하냐구요?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하나의 가설을 증명하는 것만으로도 죽을만큼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업이 궤도에 올라서기 전에는 젖먹던 힘까지 모두 집중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아직 사업이 궤도에 올라서기 전이라면? 눈꼽만큼이라도 다른 것에 신경을 써선 안됩니다. 물론 그럴 여유도 없겠지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창업자 대부분은 시장 전문가가 아니고, 특정한 시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본 적도 없을 겁니다. 당연히 마케팅의 근본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본 적도 없을 것이고, 몇 백명의 고객들을 직접 만나보거나, 경쟁자의 사업과 조직을 꿰뚫고 있지도 않을 겁니다. 당연히 사업에 미쳐 완벽한 사업계획을 만들어 놓은 사람도 거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앞에서 말한 창업자의 역할은 뭘까요? 사실 그 역할들을 모두 해내는 창업자는 판타지나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일 겁니다. 그러면 왜 굳이 창업자의 여러 역할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이야기 했을까요?

지금은 평생 직장이 사라져 버린 시대입니다. 평생 직장이 없는 만큼,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창업자가 되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죠. 아직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더라도, 조금씩은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미리미리, 시장과 경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실제 사례들을 찾아보고, 지인들과 꾸준히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수시로 가벼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하세요. 여유가 된다면 천만원에서 수 천만원 정도는 손해본다 생각하고, 직접 창업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커피숍을 차리든, 분식점을 차리든 부업을 통해 경영을 직접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차피 처음에는 어떤 사업이든 혼자서 해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고민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내 돈과 내 명예와 내 고객을 걸고, 이순신 장군님의 “난중일기“에 나오는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자세 처럼, 필사적인 자세로 고민해 본다면, 결국 창업가가 되거나, 아니면 창업자를 보조할 수 있는 전문가의 능력이 생길 겁니다. 이정도면 우선은 성공이겠죠? 언제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체력이 생긴겁니다.

한가지 비밀을 알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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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체력이 생기면, 본업도 더 잘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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